병현 병영일지

아빠편지 10

gmtn 2012. 7. 10. 10:56

사랑하는 아들 현아에게...

 

어제는 깜짝 놀랬지?

아빠가 쓴 편지 내가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말투가 좀 거시기 하더라.

아빠가 급히 나가야 해서 급하게 쓰다보니 그렇게 됐다. 현아가 이해해라.

안그래도 엄마가 저녘에 너한테 쓴 편지 보고는 궁시렁 궁시렁 하더구나.

집을 나서다가 우체통을 보니 와우~~니편지가 3통이나 와 있다.

원래 현아가 편지 쓰는거 좋와하지도 않는데다가 쓴다해도 몇줄 안쓰는 타입이라서

별 기대도 안했는데 기특하게도 이렇게 여러줄을 쓰다니...군대 가더니 많이 달라졌다.

대한민국 육군 너무 좋다. 아예 말뚝 박는걸 검토해 보렴 ㅋㅋ

너무 기분이 좋은터라 오늘 벌써 세번째 읽어본다. 아래는 니 편지에 대한 답변이다.

 

 

영화를 보셨다는데 어떤 영화를 추천해 드릴지 모르겠네요

추천할 필요없다 우리가 알아서 본다.

결혼 기념일 못챙겨 드려서 죄송해요..

언제는 짜다라 챙겼나? 그래도 그 마음 변치마라.

편지 매일 쓰시지는 마시고 여러사람에게 써달라고 했으면합니다.

엄마 아빠는 안써도 되나? 잘 알았다.

내친구들 한테 편지 안쓰면 죽는다고 전해주세요

너는 했나 ? 한만큼 온다. 그렇게 따지면 너는 그친구들 한테 벌써 죽었어야 한다.

편지에는 미디어를 들을 수가 없어요. 모두 웃었어요

너한테 편지 쓴걸 엄마가 몇번이고 다시 읽어 보는데 편지 다시볼때 엄마 들으라고

아빠가 올려놓은거다.너 들으라고 올린거 아니니 신경 꺼라.텍켄센트럴 글을 하나 올려놓은게 있어요. 제 아이디가 열혈 사냥꾼인데

리플을 단 아이디와 내용을 보내주세요

나 모르게 그동안 텍켄을 했단 말이지....열혈사냥꾼 ? 웃겨~~~~별 답변도 없더구만..보내줄께

3Km 오래달리기를 마지막에 악을 쓰고 버텨서 18분 42초에 들어오는

기적을 제가 만들었어요

장하다 우리아들...근데 뭘 또 기적이랄꺼 까지야....만고에 니생각이지...그래도 장하다.

편지에 이슈가 되는 사건과 소식을 적어주세요

서태지이혼한거 뭐 그런거 ? 알아서 뭐하게 ?

조그마한 사진좀 보내주세요 부모님 사진은 빼고, 보면 울것 같아..

연예인 사진좀 한개씩 구해서 보내주세요(아이유, 지나, 태영, 제시카,유리)

환장하겠구만...아이유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여자 친구가 없으니 별 지랄을 다한다.

아이고오~~내팔자야. 빨리 여친 하나 만들어라 ! 내무반 친구들 한테 부탁해봐...

울것 같아란 말은 그냥 붙여놓은것 같다. 그래도 보내주마.

 

그냥 웃으라고 한 얘기다.

전화할 기회가 생기거들랑 아빠한테 할 생각 하지말고 꼭 엄마한테 해라

편지 중간중간에 네가 평소에 쓰지않던 세신, 환복, 대열, 총기,살상무기, 18분 42초... 뭐

이런말 들으니 니가 군대 가있다는 실감이 난다.

세신 잘하고....살상무기 조심하고....환복 잘하고 자거라.ㅋㅋ

김도훈 소대장 조심해라 화생방 담당이시다.ㅋㅋㅋ

2011. 5. 13일(금)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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