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현 병영일지

아빠편지 11(손편지)

gmtn 2012. 7. 10. 10:57

현아야....

 

잘 있지?

현아가 입대 한지도 벌써 20일이 지났구나.

5주간의 기간 중에 3주가 흘렀으니 이제 2주만 있으면 얼굴이라도 한번 볼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인다.

처음에는 온 집안에 무슨 폭풍우가 지나간듯 하더니 이제서야 조금 안정을 찾는것 같다.

엄마도 네 전화 받은 뒤로는 조금은 평온을 찾은것 같고...

엄마가 그동안 밥맛이 없어 그런지 살이 4Kg이나 빠졌다 해서 그저께는 아빠하고 둘이서

삼겹살 먹고왔다. 만약에 자식이 셋 이었으면 4x3=12Kg 빠졌을 텐데...ㅋㅋ

마침 마지막으로 이빨 치료를 다 마친 터라 맛있게 잘 먹는 엄마를 보고 그래도 이빨이라도

새로 다 했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네가 사진 보내 달라 해서 네 사진 찾고...엄마 사진 찾고...아이유 사진 찾아서

붙이고 프린터 하고....코팅하고....자식이 뭔지, 내가 자식을 위해 이렇게 진지해 질 수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한번씩 떨어져 있어도 좋은점도 있구나....하면서도

그래도 떨어져 있기보다 같이 있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네가 집에 있어도 얼굴한번 못볼때도 있는데 없으니까 보고싶고 그러는게 조금

그렇긴 하다.

일전에 아빠가 아침 일찍 나간지도 모르고 네가 현관문도 안잠그고 나갔을 때는

아빠가 방에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는게 좀 섭섭하기도 했었다.

옛날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어른들은 헛기침을 두어번 해서 살아 있음을 자식에게 알리고

자식들은 아침 문안을 드리면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그랬던 것이 세월이 흘렀어도

사람 사는 모습과 방식은 변할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빠는 네가 좋와하든 안하든 어거지라도 아들하고 대화는 하지만

자식들과 대화도 없이 사는 대부분의 친구들을 보면 참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다.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식에게 무조건 적인 사랑을 퍼붓는 엄마가 있고

그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가 있고 그엄마를 지켜주는 아들이 있어 한때는

도저히 넘을 수 없을것 같던 파도를 넘어오면서도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우리

가족들만의 가정이 꾸려지는것 같아 요즘은 참 행복하다.

요즘와서 가족이라는 말이 참 자주 떠오른다.

아빠는 현아와 엄마가 다른 어떤 가족들 보다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잘 지내는걸 보면서

참 다행이다 싶다.

어떻게 보면 아빠로 부터 엄마를 보호 할려는 마음에서 시작 되었으니 아빠가

일등공신이다.

이제는 아빠 빼고 엄마만 사랑할게 아니라 아빠 공로도 있고 하니 나도 낑가주기 바란다.

나중에 나오면 아빠한테도 엄마만큼 마중도 나오고 전화도 자주하고.....알았지?

내일부터 진주에 가서 일해야 하는데 엄마가 걱정이다.

엄마혼자 덩그러니 집을 지켜야 할텐데...

그리고 인터넷 편지도 엄마편지는 엄마가 직접 컴퓨터를 쳐야 하는데 밤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빠는 엄마가 걱정인데 엄마는 철없이 잘도 잔다.

이편지가 들어갈 때 쯤 이면 아빠가 집에 와 있을게다.

내일부터 출장이라 너한테 손편지 써야지....손편지 들어갈려면 시간이 걸리니

인터넷 편지도 하나 더 써야지....짐도 싸야지....엄마는 일요일이라 잠만자지.....

아빠 혼자 괜히 바쁘다.

아빠가 노트북 들고 간다. 여관에 인터넷 사정이 좋으면 인터넷 편지 계속 하마.

아무튼 몸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나도 다녀오마.

2011. 5. 15 -아빠가-

 

PS:편지 할때 날자를 꼭 적어라.

어느것이 먼저인지 통 모르겠다.

 

"네가 인식하므로 그가 존재한다"

서로 생각하고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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