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현 병영일지

아빠편지 16

gmtn 2012. 7. 11. 10:52

 

 현아에게....

 

 오늘이 드디어 야간행군 하는 날이네?

 야간행군을 위해 낮에는 쉬게 하려나? 절대

 그럴리 없겠지? 훈련은 아니더라도 정신 무장

 을 위해 정훈교육이라도 하고 있을것 같다.

 그런데 참 요즘 군대가 옛날 아빠때 보다 재미

 가 없는것 같다. 뭔가 아쉽고 안타깝고 보고싶

 고 이래야 하는데  훈련 일정 다 나오지...

 맨날 사진보고 편지 받아보고 하니 긴장감이 

 없다.  6.2일날 면회 갈때 반가움도 반감되는

 기분이고......이런말 하면 부대에서 사진 올리

 고 편지 쓰는것 못하게 할려나?   훈련병 엄마들 하고 여친들 한테 몰매 맞을라.....ㅋㅋ 인터넷 편지에 비타민 하고 레모나를 소포로 보내달라고 보냈던데 ..농담이지? 니가 언제 비타민 하고 레모나를 좋와한적이 있었나? 단지 소포 받고 싶은 마음에 하루도 빼지 않고 엄마 아빠 돌아 가면서 편지 쓰고 있는데 고마운건 싹 다 잊어 버리고 소포 안보내 준다고 섭섭한것만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사실 편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나야 그렇다고 쳐도 엄마는 편지 한통 쓸라하면 끙끙 앓는다. 말로 하면 잘 하는데 글로 쓸려면 왜이래 안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투덜투덜 한다. 아빠만 죽을 지경이지....너도 자대배치 받거들랑 한달만 매일 편지 보내봐라.ㅋㅋ 아빠도 요즘 진주 왔다 갔다 한다고 힘들어 죽겠는데 요즘은 거의 내가 다 쓴다.

편지를 매일 쓰자고 엄마가 먼저 제안을 했는데 아빠만 덤테기 쓰고 있는

기분이다. 오늘은 현아가 섭섭해 할지도 모르니 엄마보고 쓰랬더니 병현이는 엄마가 피곤한지 알기 때문에 엄마한테는 섭섭해 하지는 않을거란다. 

내가 쓰는것이 당연하단 뜻인데 할 말이 없다.  엄마가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다는게 무섭기 까지 하다. 전에도 얘기한적 있지만 엄마는 다 져주는것 같아도

결과를 보면 엄마 생각한대로 다되고 있다는걸 아빠도 얼마전에 알았으니까...

하긴, 뭐 현아는 아빠가 가해자 이고 엄마는 피해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라도 안하면 더 아빠를 원망할것 같아서 죽어라고 쓴다. 나중에 제대하면 아빠 등이나 많이 밀어다오.  이편지는 내일 저녘에 야간행군 다 마치고 들어 가겠지만 오늘 야간훈련 잘하고....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2011 .5. 25 

아빠가-


Slava, counter te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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