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현 병영일지

아빠편지 17

gmtn 2012. 7. 11. 11:10

 

 

 

병현아 보아라....

 

야간행군은 끝났겠지? 네 영상편지를 보고 그래도 발에 물집하나 없이 행군을 무사히 마쳤다니 다행이다.

그나마 행군을 대비해서 등산을 몇번 다녀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마 등산이고 뭐고 한번도 안해본 애들 보다는 훨씬 수월했을게다.이제 화생방만 하면 힘든 일정은

거의 마쳐지는것 같다. 사실 자대 배치를 받으면 그 이후가 더 걱정이다.

훈련소에서는 몸만 고되다

뿐이지 모두가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서로 위안도 되고 했지만 자대생활은 틀리다. 사회생활도 마찬

가지지만 군생활은 위계질서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서로가 살아온 길과 사고방식들이 다른 사람끼리

만나서 그 사람의 생각과 사고 방식으로 통제를

할려고 하기 때문에 네가 처신을 잘 못하게 되면 군생활

내내 재대할때 까지 피곤할 수 있다. 옛날과 달리 폭력이 없다고는 하지만 폭력이라는 것도 때리는 것만

폭력이 아니라 지나칠때 마다 툭툭 건드린다든지 아예 외면을 해서 동료들과 같이 왕따를 만든다든지

하는 것이 더 무섭다. 같은 내무반에 있지만 사회에서는 폭력을 일삼던 폭력배도 있을수 있고

참으로 다양한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그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첫째, 싫든 좋든 재대할때 까지 같이 지내야 하기 때문에 한사람이라도 적을 만들지 말아라.

열명과 잘 지내다가도 그 한사람 때문에 모두의 적이 될수도 있다.

 

둘째, 단 몇명이라도 네편을 만들어 두어라. 너한테 무슨 문제가 생길 경우 너에게 큰 힘이 될수

있다. 단, 모두에게 따뜻하게 대하되 몇몇과 특별히 친하다는 내색은 절대 하지마라. 모든

인간들은 질투심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떨어뜨릴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너무 친해질려고 일부러 노력하지 마라. 가볍게 보인다.

 

셋째,너한테 아무리 잘해주는 사람이라 해도 다른 동료의 험담은 절대 하지 마라.

남의 험담은 그사람 귀에 꼭 들어간다. 같이 친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것에서 삐친다거나 적이

되는수가 자주 있다. 어떤 이유가 생겨 적이 되거나 삐치게 될 경우 다른 동료들도 너하고

멀어지게 할려고 하다보면 네가 했던 험담부터 꼭 전하게 된다.

 

넷째,있는척, 없는척, 잘난척, 아는척, 모르는척.....척하지 말아라. 돌아서서 욕하는건 기본이다.

 

다섯째, 나는 위엄이 있고 잘 따르는 쫄병을 두고 싶은데 요즘 군대에 그런게 어디 있습니까?

라는 식으로 상대가 나를 전혀 무서워 하지 않으면 아주 기분 나쁘다.

그사람은 네가 모르는 사이에 뒤에서 너를 왕따를 시킬려고 노력할 것이다.

 

여섯째,왕따와 친하지 말아라. 왕따라는 것은 모두가 싫어하기 때문에 곤경을 주려는데

누군가 구제해 준다는 느낌이 들면 같이 왕따를 만드는게 기본이다.

위로를 한다든지 꼭 도와주고 싶으면 아무도 모르게 간단하게해라.

 

일곱째, 제일 무서운건 바로위에 고참이다. 재대할때 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야 하는

상대다. 너무 꼭대기 고참과 친한걸 내색하지 마라. 바로 위에 고참이 노려본다.

 

 

어려운것 같지만 모든 문제는 말을 많이 해서 생기는 문제다. 꼭 필요한 말만하고 서로 지켜야할

도리만 지킨다면 아주 간단하다.  잘보일려고 노력도 하지 말고, 그렇다고 뻣뻣하게 굴지도 말고  

상대방을 무서워하고, 목소리를 크고 뚜렷하게, 모두에게 따뜻하게 대한다면 아무 문제 없다.

명심해라 꼭 할말만 해라.                                                   

 

2011.05.28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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