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현 병영일지

법해님 감사합니다....

gmtn 2012. 7. 11. 11:45

 
    
사랑을 만날 것이라 길을 떠났던 내가 있었다
    푸른 궤적을 소멸의 공간에 두고
    사랑한다는 것의 속도로 늙어가는

    그리움의 공명

 
    꽃은 하얗고도 하얗게 소용돌이치고
    봄바다가 밀려오는 그곳에서, 

    꿈처럼 환해지는 내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자식을 군에 보내던날....

 

자식을 어디에 맏긴다는 것이 참으로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녀석의 방문을 열면 꼭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그렇고....

갑자기 커진듯한 집도 그렇고....

 

그동안 선배들이....친구들이... 아들 녀석 군에 보낸다 했을때,

뭐 남들 다가는 군대 보내는 것이 무얼 그리 대단하다고.....라고 생각했던 것이

내가 자식을 보내보니 그제야 미안해 집니다.

 

참으로 마눌의 자식에 대한 집착이 이정도 일줄은 몰랐습니다.

늦은 시간 퇴근을 하고 돌아와 텅빈 자식의 방문을 열고는 펑펑 울던 모습이 그렇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입고갔던 옷이 되돌아 왔을때도...

창밖에 비가 내리면 비맞고 훈련받을 아들 때문에 창문을 열고 비가 그치기를 기도하던 아내...

평소엔 그냥 지나쳐 보았던 녀석인데 사진하나 올라온것, 전화 한통화 받는것 만으로도

눈물을 펑펑 쏟아내던 아내....

야간행군 하던날....행군을 하고 있는 자식을 생각하며 행군이 끝나는 새벽 3시까지

편지를 쓰던 아내....

 

마눌이 퇴근하기 전에 미리 집안의 불을 모두 켜 놓고

아예 아이의 방문을 모두 열어 놓기도 해봤지만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그림자를

모두 막을 도리가 없었습니다.

 

자명종 소리가 그렇게 시끄럽게 울려도 못일어 나던 녀석인데....

일어나는 것이 귀찮아서, 아침밥도 포기하던 녀석,

모든일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챙기느라 몇번이고 나갔다 되돌아 오는 녀석..

유독 엄마에 대한 사랑이 깊어 아직 어린 아이인것만 같아

도대체가 군생활을 잘 해낼것 같지가 않았는데...

 

어느덧 훈련이 모두 끝나고 아들을 만날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모두들 아무탈 없이 훈련을 마치게 된것은 대대장님을 비롯 정한길 정훈장교님,

우리 화생방 5소대장님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 않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부처님을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녀석을 부처님전에 불러주신 법해님께 감사드립니다.

법해님의 그 사랑과 열정이 계기가 되어 우리 아들도 군생활 내내 부처님과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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