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얼마나 헤맸나. 찰나의 섬광은 아우성의 소낙비 속으로 혼탁의 세상 구석구석을 누비며 피를 토하는구나. 무겁게 내려앉는 삶의 그늘이 모두를 잠재운 깊은 밤 희미하게 미륵산 불빛만이 길을 열어주고 황량한 들녘을 휘돌아 지나온 외로운 질주에 손등도 갈라지고 가슴을 에인다. 모두가 슬퍼함이 하늘을 울렸는지 함박눈으로 온천지를 덮어버리고 길가 가로수 하얀 상복 걸치고 눈물지누나. 그래 가는 내가 뭘 말하랴 만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나그네 길 잠시 머물며 추억이란 단어를 만들고 아련히 추억의 바람결에 묻어가는 것을.... 그리움이 나리네. 사무침은 추녀 끝에 눈물 짖고 쉼 없이 쉼 없이 나리누나. 퍼붓는구나.
2006,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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