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현 병영일지

아빠편지2

gmtn 2012. 7. 9. 10:12

사랑하는 아들 현아!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오는구나. 일정표를 보니 신병정훈교육 #3, 4, 성인지력향상교육,

내무검사를 한다고 나와 있더구나.물론 강당이나 내무반에서 하는 것이겠지.

비도 오는데 다행이다. 요즘은 네가 없으니 참으로 적막하다. 네가 있다해도 얼굴 한번

못볼때도 있는데 왠지 없다고 생각하니 허전하고...괜히 네 방문만 자꾸 열어보게 된다.
어제는 카페에 네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네 얼굴만 확대해서 프린터를 해서 네방에 붙여

주었더니 엄마가 한장 더 뽑아 달래서 부엌 찬장앞에도 하나 더 붙여 놓았다.
컴퓨터 바탕화면도 니사진으로 해놓고.....
엄마는 너하고 같이 퇴근하던 모습이 생각이 나는지 퇴근할때 유난히 외로워하는것
같다.

오자마자 너희 소대 카페 열어놓고, 편지 쓰고.... 아빠는 아침마다 엄마 편지 적어놓은것

컴퓨터에 올리고.... 아빠가 엄마편지 대필한다고 죽을 지경이다.

엄마가 적어놓은 대로 그대로 올리는데도 이상한말은 좀 고쳐서 안올렸다고 신경질 부리고

아주 환장하겠다. 요즘은 아빠가 좀 일찍 들어와서 엄마 오면 적막해 할까봐 각 방마다

불도 모두 켜놓고 니방문 열면 또 울까봐 아예 니 방문까지 다 열어놓는다.
어제는 엄마 마중나가서 같이 들어왔는데 엄마 세수하는 동안 아빠가 카페에
들어가 봤더니 네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어 ? 병현이 사진 올라왔네 ? 했더니
세수하다 말고 니방까지 한방에 날라와서는 나는 니가 어디있나 잘 보이지도 않더만
엄마는 오자마자 요기있네 ! 하면서 한번에 찾아내더구나. 불가사의라 할만큼 귀신같다.  
처음에는 니가 써놓고간 편지를 보고 펑펑울고...냉장고를 열어보더니 인삼 갈아놓은것도
안먹고 갔다고 또 울고...햄버거를 사와서는 니가 좋와하는 거라고 또 울고..내가 평소에

엄마한테 뭐 잘못한게 많다고 저렇게 아들한테 사랑을 퍼붓고 있는가 싶어 나도 확

군대 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엄마 사랑이 유별나다.  너도 없는데 아예 아빠는

안중에도 없다. 평소 엄마에 대한 너의 지극한 사랑 때문이리라...
그래도 아빠는엄마의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엄마가 너를 그리워 하고..울고 하면서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느끼고, 재회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거고...또 속에 있는거 다 풀고 하면서 뭐 엔돌핀인가 ?? 뭐 그런거 생기면서
혹시 아나 ? 엄마가 더 젊어질지.... 너도 훈련 받으면서 엄마 사랑 느끼라고 그대로 전한다.
엄마 사랑 잊지말고...더 멋진 모습으로 엄마 만나야 겠다는 마음으로 몸도 만들고 훈련

열심히 받아라. 돈주고도 운동하는데 밥 얻어 먹고 월급까지 타면서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을거다. 훈련 받을때 남들 보다 두배로 뛰고 밥도 두배로 먹으면 멋진

모습된다. 편지 쓰는데 제한이 있다. 한 훈련병에게 하루 한번만, 좌우 폭도 맞추어야 하고

프린트 했을때 한장 분량 (넓거나 길면 중간에 짤린다.)인데 그래도 아빠는 다 써놓고

짤리는게 있나 없나 글씨 크기도 조절해 보고, 횡간도 줄여보고, 프린트도 해보고
보내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나올지 걱정이다. 
6.2일날 퇴소식때 면회가 된다고 알고 있다. 엄마 모시고 가마.
답장할때 먹고 싶은거 적어서 보내거라. 2011.4.30 -아빠가-

P/S:훈련병 중에는 편지가 오지않는 친구도 있다. 편지 받는거 너무 티내는거 아닌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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